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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컨셉션호 참사가 주는 교훈

불은 삽시간에 탈출구를 막았다. 갑판 아래에서 잠을 자던 승객 33명과 선원 1명이 탈출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들은 전화를 붙들고, 신을 신다가, 또는 서로 끌어안은 채로 발견되었다. 모두 질식사했다고 한다.   2019년 9월 2일 새벽 남가주 샌타크루즈 섬에 정박 중이던 길이 75 피트 잠수정 ‘컨셉션(Conception)’호에서 화재가 발생해 많은 승객이 숨지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아직도 정확한 화재 원인은 모른다. 다만 리티움 배터리와 전기 연결선의 과부하에서 발화한 불이 플라스틱 쓰레기통으로 번졌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지난 6일 LA연방법원에서 배심원단은 선장의 과실로  34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유죄 평결을 내렸다. 선장은 약 1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검찰은 34명에 각 10년씩, 합계 340년의 징역형을 구형하려 했으나, 재판부는 변호인의 요구대로 한 건의 사고로 간주했다.   공교롭게도 선장은 34년의 경력 소유자였다. 그러나 그는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았다. 가장 큰 과실은 불침번을 세우지 않은 것이다. 선원들의 소방과 대피 훈련도 없었다. 선박에는 방화용으로 두 줄의 50피트짜리 고무호스가 있었으나, 선원들은 사용하지 않았다. 소화기도 쓰지 않았다. 안내 방송 시스템은 가동되지 않았고 철제 쓰레기통을 사용하지도 않았다.   갑판 위에서 자고 있던 선장은 승객들을 향해 ‘메이데이(mayday·국제 위험 신호)’를 몇 번 외친 다음, 바다로 뛰어들었다. 불길이 배를 휩쓸어 손을 쓸 여유가 없었다고 선장은 진술했다. 검찰 측에서는 선장은 승객 구출 노력을 하는 것이 마땅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고 후로 미 해양경비대는 작은 선박이라도 두 개 이상의 탈출구, 화재 탐지 경보기, 소방 훈련, 소화기 설치 의무화 등의 안전 규정을 보강했다.     ‘컨셉션호’ 와 세월호의 선장이 취한 행동은 비슷하다. 승객보다 자신들의 안위를 먼저 생각했다.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를  경험한 한국 사회의 ‘안전 의식’에 대한 경각심은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희생의 대가를 치르고 얻은 교훈이다. ‘안전제일!’을 자랑하는 미국에도 그늘은 있었다. 바로 컨셉션호의 참사였다.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사는 아파트 단지, 직장 또는 공장의 재난 대피 지침을 점검할 때다. 우선 대피 계획을 도면으로 작성한다. 그리고 경보기의 작동 방법을 알려준다. 또 각 종업원의 책임과 탈출구 및 탈출로, 그리고 집합 장소 등을 명시한다. 주기적으로 대피 훈련도 해야 한다. 컨셉션호 참사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윤재현 / 전 연방정부 공무원열린 광장 컨셉션호 참사 이태원 참사 탈출구 화재 소방과 대피

2023-11-26

30년전 LA폭동 상담 의사 이태원 참사 피해자 치료

  조만철(78.사진) 정신과 전문의가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의 심리치료를 돕고 돌아왔다.   조 박사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중순 강연 스케줄과 가족 만남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가 이태원 참사를 접한 후 영어권 피해 학생들의 심리치료를 1주일 동안 돕고 귀국했다. 조 박사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참사 후 이어진 피해자들의 소식을 듣고 강연한 대학 관계자를 통해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는데 당장 영어권 학생들의 상담을 도와줄 수 있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며 "미국과 호주 등 4명의 학생의 심리치료를 일주일 동안 돕고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조 박사는 "당시 행사장에는 외국 유학생들이 많이 있다고 들었다. 또한 사망한 피해자의 친구들도 있어 상담치료가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상담한 기간은 1주일에 불과했지만, 영어로 상담하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 조금은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조 박사는 대형 참사에 따른 트라우마 상담 전문가다. 꼭 30년 전인 1992년 LA폭동 당시에도 한국어 상담팀을 구성해 당시 피해를 본 한인들의 치료를 도왔다. 당시 상담을 받은 한인들은 약 2000명에 달한다.   조 박사는 "이번 이태원 참사를 겪은 외국 유학생들의 경우 가족들이 없는 곳에서 대형 사고를 당한 만큼 고립된 감정으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호소하는 케이스가 많다"이라며 "상담한 학생들도 대부분 불면증과 불안, 우울 증세를 호소했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앞으로도 대형 사건은 계속 발생할 것"이라며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미국, 특히 아시안 인종혐오 범죄가 늘고 있는 남가주 한인사회도 이런 대형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연화 기자이태원 조만철 이태원 참사 정신과 전문의 이번 이태원

2022-11-18

[열린 광장] 열역학 제 2법칙으로 본 이태원 참사

지난 10월 29일 이태원 해밀턴 호텔 인근 골목에서 대규모 압사 사건이 발생해 158명이 사망하고 196명(중상 31명, 경상 165명)이 부상을 입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참사는 핼러윈 행사를 즐기러 온 수만 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비좁은 내리막길에 몰리면서 발생했다. 공권력의 통제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군중은 사회적 질서보다 물리적 법칙에 따라 유체처럼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이번 이태원 참사를 설명할 수 있는 물리적 법칙으로 열역학 제 2법칙을 들 수 있겠다.     열역학 제2법칙은 고립계(Isolated System)에서는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현상만 일어나며 감소하지 않을 뿐 아니라, 사용해버린 에너지(엔트로피가 높은 상태)를 같은 양의 엔트로피가 낮은 에너지로 다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이론이다. 여기서 엔트로피는 변환을 의미하는 뜻으로 모든 계에서 자연적인 변화 과정이 더욱 무질서해질수록 엔트로피가 증가하게 된다고 정의한다. 즉, 무질서도가 크면 클수록 엔트로피는 증가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물컵 속에 잉크 한 방울을 떨어뜨리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잉크가 퍼져서 물 전체가 뿌옇게 된다. 하지만 뿌옇게 된 물컵을 가만히 놓아둔다고 해서 뿌옇게 된 물이 맑은 물과 순수한 잉크 한 방울로 스스로 분리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고립된 계에서 엔트로피는 감소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잉크 한 방울이 번지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보다 물과 섞였을 때의 엔트로피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결국, 물과 섞여버린 잉크(무질서한 상태)도 순수한 잉크(질서 있는 상태)로 돌아오기 위해선 분리 과정에서 외부 에너지(인위적인 외력)가 투입되어야 한다.     그리고 열역학 제 2법칙은 자연적인 에너지 흐름의 방향성을 알려주는 법칙이다. 여기서 자연적이라는 것은 인위적인 외력이 작용하지 않았을 때를 의미하며, 이때 에너지는 특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이동한다. 또한 자연계의 모든 현상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발생한다. 특히,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것은 카오스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카오스는 말 그대로 예측하기 힘든 복잡한 운동을 말한다. 군중의 움직임은 대부분 비선형이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발생할지를 예측하려면 사람들의 숫자, 위치, 속도, 도로 경사 등 초기조건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런데 이런 초기조건이 조금만 바뀌어도 그 효과는 지수함수에 의해 천문학적으로 커진다. 마침내 예측 불가능한 ‘나비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불행히도 이번 참사의 ‘나비효과’는 유체화된 군중이 비좁은 내리막길로 밀려들면서 밀집도가 계속 높아져 군중 일부가 무너짐으로 인해 대규모 압사로 나타났다. 이것은 무질서도가 갑자기 커지면서 엔트로피가 급속도로 증가한 현상이다. 상황이 이쯤 되면 극도로 무질서한 상태를 질서 있는 상태로 다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그래서 이태원 참사는 ‘자연적인 과정을 통해서 사용되는 에너지는 엔트로피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물리법칙에 의해 일어난 불행한 자연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단지 이런 대규모 압사 사건을 예방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위기관리 시스템의 일환으로 적절한 장소와 적절한 시기에 공권력(외부 에너지)을 투입하는 것뿐이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라번대학 겸임교수열린 광장 열역학 이태원 이태원 참사 이태원 해밀턴 이번 이태원

2022-11-14

[독자마당] 이태원 참사의 교훈

우리는 어떤 잘못으로 인해 원치않는 결과에 이르렀을 때, 그 잘못에 대해 자책하며 실패의 원인을 찾아 분석,복기한다. 이후 그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무슨 일을 하고자 할 때, 그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면 생각대로 이루기 어렵다. 사는 동안 언제 어떤 일에 대해서라도 무난히 풀어갈 수 있도록 넓고 깊은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언제 어디서나 늘 배움이 필요하다.     지식의 습득은 자신의 체험으로 얻거나, 남의 체험에서 얻게 된다. 자신의 체험으로 얻는 지식은 실수나 실패를 통하게 될 수 있어, 그만큼 힘든 과정을 겪게 되며 비효율적이다. 남의 체험에서 배우는 지식은 긴 역사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실패의 경험이 모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를 분별,연구하며 보존,전수되어 모두에 필요한 지식,지혜로 발전되어온 것이다.     이로 인해 어느 분야든지 배우고 익힌만큼 필요한 과제들을 무난히 풀어낼 수 있게 된다.실패를 통해 배우고 힘들여 얻기보다, 미리 배운 지식으로 적절한 방법을 찾아 쉽게 성취함이 모두가 바라는 최상의 방식일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란 병법으로서만이 아닌 일상상의 대소사에도 적용되는 원리이다. 모르는 길에 나선다면 제대로 목적지에 도달키 어려울 것이며, 자칫 큰 낭패를 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도 세상 도처에서 누구나 원치않는 사건,사고.실패가 쉴새 없이 일어나고 있다. 이를 엄밀히 따져보면, 이전의 남의 실패에서 제대로 배워 교훈을 얻지 못한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이태원 참사의 비극적 희생자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보낸다. 관계 당국의 상황에 따른 위험 인식과 그에 대한 적절한 대처 부족이 크게 안타까운 일이다. 윤천모 / 풀러턴독자마당 이태원 참사 이태원 참사 한국 이태원 비극적 희생자들

2022-11-13

“이태원 참사, 정부 책임 있는 조치해야”

11일 한인 단체 관계자들이 지난달 이태원 참사와 관련 기자회견을 마련하고 한국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김환단 역사연구가와 정성업 5·18기념재단 LA 상임대표, 김재율 미주국민헌법개정위원회 위원장, 양 사이먼 남가주호남향우회 회장 등 10명은 ‘이태원 참사 진실규명 미주위원회’를 지난 7일 발족했다. 이들은 이날 ‘10.29 용산참사’ 미주동포 시국선언을 낭독 한국 정부에 참사 규명 및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정성업 공동위원장은 “‘이태원 참사’와 ‘10.29 용산참사’를 혼용해서 사용한 것은 이태원 상권을 보호하고 이번 참사를 용산 대통령실 이전이 가져온 많은 실책 중 하나로 보는 것에 공감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 정부의 태도가 국민의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기에, 10만명이 넘게 모이는 현장에 대통령실, 용산 구청 등 그 어디에도 전혀 안전대책이 없었다”며 “이것은 돌이킬 수 없는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김재율 공동위원장은 “대통령중심제에서는 대통령이 현명하고 신속하게 움직이지 못하면, 앞으로 닥칠 재난도 마찬가지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권력을 분산하여 현장 책임자들이 독자적인 판단과 집행 그리고 책임지는 제도적 개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장수아 기자이태원 한인 이태원 참사 한인들 이태원 참사 규명

2022-11-11

[기고] ‘소 잃고 외양간’ 타령만 할 것인가

지난 6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에 대한 국가애도기간이 끝났다. 해외에서도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전해왔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정부가 참사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명백히 가려야 할 때다.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 안전시스템 점검 회의를 열고 “각종 재난 안전사고에 관한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고 켜켜이 쌓인 구조적 문제점을 과감하게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참사 관련 진상규명이 철저하게 이뤄지도록 하고 국민 여러분께 그 과정을 투명하게 한 점 의혹 없이 공개하도록 하겠다”며 “그 결과에 따라 책임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그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위기관리시스템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훈련을 통해 수시로 시스템 작동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는 예견된 인재다. 안전 불감증 탓에 위험성을 간과하다 후회하는 철부지 같은 행동은 이번 기회에 끝내야 한다. 세월호 사건 이후 그토록 재난 대비 시스템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지만, 또다시 이에 버금가는 참사를 보며 필자만 정부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위험 사태 발생 징조가 있었는데도 예방 조치에 발 빠른 대처가 미흡했다면, 이것은 직무유기다. 이태원 참사 후 용산경찰서 측은 부실 대응에 대한 흔적을 삭제하거나 은폐한 사실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인파 집중에 따른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소속 경찰들의 사전 보고서 여러 건을 삭제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그러니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만 반복되어온 것이 아니겠는가.   대형 참사가 발생한 골목길은 평소에도 자유롭고, 국제적인 분위기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 유행 이후 처음으로 거리 두기 없이 대규모 핼러윈 행사가 열리면서 축제를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몰려들었다. 그러다 한순간 내리막길에 사람들이 몰리며 와르르 무너졌다. 이런 압사 사고는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고 방지할 수도 있다. 크고 작은 사고를 많이 겪은 경험을 토대로 안전수칙에 따라 미리 일사불란하게 대비하는 것만이 유일한 예방일진데, 이에 대한 대비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재난 대비시스템을 구축하고, 대규모 인원이 몰릴 때를 상정한 인파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몰랐다면 이것이 인재가 아니고 무엇인가.   요즈음 휴대폰에 내장된 전자기기 시스템이 얼마나 편리하고 좋은가. 휴대폰을 통해 행사장 정보를 수시로 알리고, 최악의 상황이 감지되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예방할 수 있다. 평소에도 많은 인파가 모이는 곳이라면 관할 행정기관이 CCTV를 설치해 수시로 인구밀도, 통행 방향 등을 파악해 일정 수준을 넘을 경우 긴급 안전관리 인원 투입, 출입 통제 같은 조처를 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IT기술을 보유한 국가가 과연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두고 있는지 반성해야 할 것이다. 사고가 나면 정치권이나 사회단체들은 정부만 성토할 것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사회적 시스템을 만드는 것과 함께 국민의 안전 의식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함께 내야 한다.   윤 대통령은 “각종 재난 안전사고에 관한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고 켜켜이 쌓인 구조적 문제점을 과감하게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부와 국민은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언제까지 ‘소 잃고 외양간’ 타령만 할 것인가! 박철웅 / 일사회 회장기고 외양간 타령 재난 대비시스템 국가 안전시스템 이태원 참사

2022-11-07

[이태원 참사…희생자들의 명복을]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사고

요즘은 행복한 사람 보다 불안한 사람이 더 많다. 인터넷 탓에 크고 작은 사건들과 개인적 감정들이 지구촌에 빠르게 전해지는 것이 큰 원인 중 하나다. 필자가 한국에 온 후 접한 첫 큰 뉴스가 이태원 압사 사고다. 사망자가 150명이 넘는 대형 사고다.   이태원은 대학 시절 가끔 친구들과 가짜 명품들을 눈요기하고 양식을 먹으며 미국의 환영을 쫓던 곳이다. 이국적인 분위기와 낯선 사람들이 주는 들뜸을 즐기던 시절 추억이 담긴 곳이다. 지난달 29일 이태원의 중심 해밀턴호텔 옆 폭 4미터, 길이 45미터(55평 아파트 정도)의 좁은 내리막 골목길에서 참사가 일어났다.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20대다.   한국의 젊은 세대는 어떤 면에서 미국의 한인 젊은이들보다 더 미국적이다. 역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이며 세계의 재미있는 놀이 문화를 흡수한다. 덕분에 핼러윈 문화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이들은 3년 만에 마스크에서 해방되어 핼러윈 복장을 하고 이국적 장소에서 이국적 파티를 즐기려 삼삼오오 호텔 근처로 모여들었다.   10만명 인파가 몰린 호텔 옆 골목길이 갑자기 아비규환 현장으로 변했다. 인파 수가 갑자기 늘어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인데 길바닥은 술과 여러 액체로 미끄러웠다. 골목 위로 아래로 움직이려는 사람들이 서로 밀고 밀쳤지만 거의 정지 상태였다. 갑자기 위쪽 사람들이 먼저 앞으로 우수수 넘어지자 그 앞사람들이 도미노처럼 연속으로 쓰러졌다. 사람이 넘어져 3미터 길이로 겹치면 제일 아래 사람이 받는 압력은 300킬로그램이나 된다고 한다.   도움을 외치는 날카로운 고통 소리는 비명과 사이렌 소리에 묻혔다. 공포영화의 한 장면이 빠르게 또 천천히 전개됐다. 부상자들을 큰길로 옮겨 심폐소생술을 하는 구급요원들과 시민들, 이리저리 뛰는 경찰관들, 순식간에 하얀 포장에 넣어진 주검들, 좁은 골목길에 주검이 쌓여갔다. 신원이 확인된 주검들은 파란 시트에 덮여서 구급차 뒷좌석에 실려 날 새도록 이태원 길을 떠났다. 어느 외국인은 골목 벽을 타고 올라 여러 개의 간판을 밟고 탈출했다.   대규모 인파를 예상한 소방당국이 인근에 대기하고 있었지만 좁은 골목길로 들어설 수 없었다. 근처에 배치된 안전요원들이 거의 없었고 용산구 핼러윈 대책위원회의 대비책도 거의 전무했다. 많은 경찰은 그 시간에 서울 광화문 광장 데모대 통제 인력으로 배치됐다.     다행히 사건 후속 수습 집중도는 놀라웠다. 근처 한강로에 임시 응급 의료소를 설치해 부상자를 치료했다. 수도권 응급의료센터의 재난의료지원팀들이 총동원됐다. 소방당국은 대응 단계를 3단계로 격상했다. 142대 구급차가 출동했으며, 경찰, 소방관과 서울시 직원 등 총 848명이 동원됐다. 이와 동시에 나라 전체의 모든 문화 행사들이 취소됐다.   또 정부는11월 5일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덕분에 유족과 부상자에 대한 구호금이 국비로 지원된다. 서울 시청 건물에는 조기가 게양됐고, 서울광장과 이태원광장에 합동분향소가 설치됐다. 미국서 볼 수 없는 일사불란함이다.   참사 기억은 을씨년스럽고 괴기하지만 주검이 치워진 골목길은 뒹구는 쓰레기 외에는 변함없고 무심하다. 이태원의 참사는 요란하고 안타깝다. 모든 죽음은 사연이 있어 가슴 아프지만 특히 10대, 20대 어린 영혼들의 소멸은 우리의 마음을 흔든다. 조의를 전한 세계 여러 정상과 수많은 시민과 함께 나도 가족과 친구를 잃은 분들께 깊은 애도를 전한다. 정레지나이태원 참사…희생자들의 명복을 충격 내리막 골목길 핼러윈 문화 이태원 압사

2022-11-04

[이태원 참사…희생자들의 명복을] 변질된 핼러윈 문화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벌어진 이태원 잡단 압사사고 소식에 세계가 떠들석하다. 이번 사고는 한국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 가운데 역대 최다 인명피해를 냈다. 사실 군중 압사 사고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인재라고 할 수 있다.  60여 년 전에는 한국에서도 한 해 걸러 수십 명이 생명을 잃은 압사 사고가 일어났다. 1959년 부산공설운동장에서 시민위안잔치 관중들이 소나기를 피해 출입구로 몰리면서 67명이 숨졌고, 1960년 설날을 앞두곤 귀성객들이 서울역 승강장에 몰려 31명이 숨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태원 참사 소식을 자세히 전한 뒤 “한국에서 핼러윈은 아이들이 사탕을 얻으러가는 날이 아니다”라며 “최근 몇 년 간 20대를 중심으로 코스튬을 차려입고 클럽에 가는 행사로 정착됐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핼러윈 문화가 변질되고 있다고 본 것이다.     핼러윈은 유래나 풍습 등을 떠나서 음침한 분위기속에 웃고 즐기는 어린이 위주의 문화인데 어쩌다 한국에서는 2030대들의 광란의 문화로 변질된 것인지 의아하게 느껴진다.   미국의 아동축제로 잘 알려진 ‘핼러윈데이’는 매년 10월31일 추수가 끝나고 으시시한 저녁때 제법 무섭고 음침하게 분장하고 검은 색깔의 옷으로 변장한 어린이들이 집집마다 방문해 큰소리로 외친다.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라고  소리치면 집주인은 웃으며 “웰컴” 하면서 사탕이나 초콜릿을 한 움큼씩 집어준다. 아이들의 부모들은 뒤따르며 안전관리에 신경을 쓴다. 이게 진짜 핼러윈 문화가 아닌가.   핼러윈은 고대 켈트족이 새해(11월 1일)에 치르는 사윈(Samhain) 축제에서 유래된 것으로  8세기 유럽에서 카톨릭교회가 11월 1일을 ‘모든 성인 대축일’로 정하자 축제는 전날인 10월 31일이 됐다. 핼러윈이라는 명칭은 ‘신성한(hallow) 전날 밤(eve)’이라는 의미다. 유령이나 괴물로 분장한 아이들이 이웃집 초인종을 누르고 다니며 간식을 얻는 오늘날의 모습은, 유럽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며 원주민 문화와 융합된 후 정착된 풍습이라고 한다.   핼러윈데이는 원래 종교 축제다. ‘모든 성인의 날’이란 기독교 축일이 아일랜드 전통 축제와 섞이면서 1000년 전부터 유럽에서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일랜드와 영국, 그리고 영국 식민지였던 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정도에 국한된다. 같은 기독교라도 유럽 대륙의 가톨릭, 동유럽 정교회 나라에선 여전히 낯설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과 일본은 매우 특이하다. 언제부터인가 종교적 의미는 사라지고 청춘들의 열기가 분출하는 축제로 변했다.   요즘 기독교 단체에서는 어린이의 축제를 건전하게 그리고 교육적으로 분위기를 전환시케느데 노력하고 있다. 즉, 핼러윈은 망령을 대상으로 한 흥미위주의 축제지만 기독교에서는 미신과 허구적인 전설을 배제하고 어린이가 즐기는 축제문화로 개선하고 있다, 고로 핼러윈(Halloween)을 '홀리윈(Hollywin)'이라는 발음상 비슷한 타이틀로 부른다.   아무튼 즐거운 청춘남녀의 파티가 죽음의 망령으로 뒤덮인 이태원의 악몽은 다시는 없어야겠다. 마국사람들은 아이들이 이웃을 돌아다니며 사탕을 받아오는 것처럼  핼러윈은 가족과 이웃의 친목을 확인하는 문화라고 한다. 장차 또 우리가 경험할 핼러윈 속엔 축제라는 가면을 쓴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이태원 참사…희생자들의 명복을 핼러윈 변질 핼러윈 문화 진짜 핼러윈 원주민 문화

2022-11-04

이낙연 전 총리 이태원 참사 조문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로 출마했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4일 본보 문화센터에 마련된 워싱턴 지역 이태원 참사 조문소를 찾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이 전 총리는 “참담하게 희생된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면서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과 친구들에게 무슨 말씀을 드린들 위로가 되겠느냐”고 비통해 했다. 특히 이 전 총리는 “모든 행정이 그러하듯이 안전도 과학과 정성”이라며 “과학에 의지하고 정성을 다해야 하는데 정부가 그렇게 하지 못한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사고 원인에 대해서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또한 이 전 총리는 “이번에 이태원 참사에서 조카를 잃은 브래드 웬스트럽 의원님께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조문 마지막 날인 이날, 많은 한인들이 조문소를 찾았다. 글로벌한인연대 린다 한 회장은 “젊은이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너무나도 가엾다”면서 “사고의 경위 등이 철저히 파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한인여성경제인협회장을 역임한 크리스티나 신 변호사도 “유가족들에게 우선 깊은 위로를 전하고 싶다”면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고로 그렇게 많은 목숨을 허망하게 잃게 됐다는 것이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태원 참사는 지난 10월29일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서편의 작은 골목에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는 수많은 인파가 몰리게 되면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참사로 현재까지 그 원인과 경과, 사고 대처방법에 대해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골목 중간 5.5평에 핼러윈 인파들의 병목 현상이 일어나 행인끼리 우왕좌왕하는 과정에 서로 뒤엉켰고 뒤쪽 인파에서 세차례 정도 밀치자 사람들이 넘어져 ‘연쇄 깔림’으로 156명이 사망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정부의 대응책이 특히 논란이 되며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사고발생 엿새만에 첫 공개 사과를 했다.  박세용 기자 [email protected]이낙연 이태원 이태원 참사 총리 이태원 참사 조문소

2022-11-04

"아들 희생, 한국경찰 책임져야"…'이태원 참사' 아버지 인터뷰

서울 이태원 참사로 대학생 아들을 잃은 미국인 부친이 슬픔과 함께 사고를 막지 못한 한국 정부에 실망감을 토로했다.   3일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스티븐 블레시(20) 씨의 아버지 스티브 블레시(62)씨는 전날 이 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심경을 밝혔다.   스티븐 블레시씨는 조지아주 애틀랜타 케네소 주립대학교 국제 비즈니스 전공 학생으로 참사 당시 한국에서 유학 중이었다. 그는 앤 마리 기스케씨와 함께 이번 참사로 희생된 미국인 2명 중 한 명이다.   부친은 인터뷰에서 “멋진 영혼을 가진 아들은 언제나 모험을 좋아했으며, 이번 한국 여행은 팬데믹 이후로 미뤄졌던 아들의 첫 번째 대모험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참사 당일 밤 동생으로부터 “서울에서 큰일이 났는데 스티븐은 잘 있느냐”는 전화를 받았다며 아들이 중간고사 후 친구들과 함께 외출한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핼러윈 행사에 간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는 즉시 아들의 휴대전화에 “지금 밖에 나가 있다고 들었다. 안전하게 있어야 한다. 사랑한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장을 받지 못했다.   걱정이 된 부친은 교육원에 전화를 걸었으나 아들이 기숙사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고, 이후 주한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아들이 사망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는 현재 미국 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아들의 시신을 한국에서 화장해 미국에서 장례를 치를 준비를 하고 있다.   아버지 블레시씨는 한국 정부가 이번 행사를 다룬 방식에 분노하고 있다고 AJC는 보도했다.   그는 “(한국) 경찰은 완전히 실패했다”며 “(한국 경찰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으며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한국경찰 이태원 이태원 참사 아들 희생 대학생 아들

2022-11-03

이태원 참사 조문 사흘째도 계속돼

    사흘이 지났지만 본보 문화센터에 마련된 워싱턴 지역 이태원 참사 조문소를 찾는 한인들의 발길을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 조문소를 찾은 이은애 맥클린 한글학교 교장은 “150여 명이 숨졌지만, 수천 명의 가족과 친구들이 죽음처럼 아픈 슬픔을 평생 짊어지게 됐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 교장은 “이해할 수 없는 참사에 가슴이 먹먹했는데, 조문소를 직접 찾으니 애달픈 마음에 계속 눈물이 난다”며 “모두의 슬픔이 치유될 수 있는 해법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한미국가조찬기도회 윤필홍 회장도 조문에 동참했다. 윤 회장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을 당하신 유가족들께 말할 수 없는 하나님의 위로와 평강이 함께 하시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한인들이 조문하고 싶어도 올 수 없어 안타까워 하는 것 같다”면서 “조문소를 설치한 워싱턴 중앙일보 등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피스재단 연구원 이현승씨는 “깊은 애도를 표한다. 정부가 미흡한 점을 보완해서 다음에는 이런 큰 사고가 없도록 국민의 안전에 더 신경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는 지난 10월29일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서편의 작은 골목에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는 수많은 인파가 몰리게 되면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참사다. 이 골목 중간 5.5평에 병목 현상이 일어나 행인끼리 우왕좌왕하는 과정에 서로 뒤엉켰고 뒤쪽 인파에서 세차례 정도 밀치자 사람들이 넘어져 ‘연쇄 깔림’으로 156명이 사망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박세용 기자 [email protected]참사 조문소 이태원 참사 워싱턴 중앙일보

2022-11-03

[분수대] 이태원동

이태원동은 예로부터 사람이 많이 다니던 곳이었다. 동 이름 자체가 조선시대 역원에서 유래했다. 먼 길을 가야 하는 파발과 관리에게 말을 빌려주는 곳은 역(驛), 잠자리와 밥을 제공하던 곳은 원(院)이라고 했다. 현 이태원동과 멀지 않은 서울 용산동 용산고 부지 인근에 이태원이란 이름의 원이 있었다.   조치원이나 인덕원·장호원처럼 교통의 요지마다 ‘원’으로 끝나는 지명이 남아있는데 모두 역원이 있던 자리였다. 이태원도 그랬다. 고려시대부터 수도와 중부·영남지역을 연결하는 첫 길목으로 교통 요충지 역할을 했다. 영남과 수도를 오가는 많은 사람과 물자가 모이던 지역이었다. (서울역사박물관 발간 『이태원 공간과 삶』)   그런 이태원에서 참사가 났다. 평소 휴일에도 수만 인파에 골목마다 길이 밀리던 곳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없이 보내는 첫 핼러윈 데이 주말이었다. 10만 명 넘는 인파가 몰릴 것이란 예측이 있었다. 그러나 행사 주최자가 특정되지 않았던 탓에 제대로 된 통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인파가 넘치는 가운데 사고는 갑작스럽게 발생했다. 혼란은 참사로 이어졌다. 사고 직후 수많은 소방관·경찰관·의료진·시민 등의 분투가 있었지만 희생을 다 막을 순 없었다.   ‘왜 거기에 갔냐, 왜 그랬냐’는 한탄 섞인 목소리가 한켠에서 나온다. 하지만 그곳에 있던 젊음은 죄가 없다. 외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경기장에서, 종교행사에서, 공연장에서. 그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었다.   참담한 무력감과 바닥없는 우울이 한국 사회 전체를 덮쳤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다시는 없었으면 했던 국가적 재난을 또 목도하게 됐다. 8년 전 경험했던 비탄과 고통이 다시 밀려들었고 일상은 쓸려나갔다.   이태원 참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많은 부상자가 지금도 생사를 오가고 있다. 현장에 있었던 생존자와 목격자, 그리고 유가족 등이 겪을 트라우마는 이제 시작이다. 이들에 대한 지원을 포함하는 사고 수습이 필요한 이유다. 참사 원인과 과정에 대한 철저하고 엄중한 조사도 뒤따라야 한다. 많은 생명이 무참하게 사그라지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말이다. 조현숙 / 경제정책팀 차장분수대 이태원동 이태원 참사 이태원 공간 세월호 참사

2022-11-02

이태원 참사, 워싱턴 한인들 조문행렬 이어져

    본보가 워싱턴한인교협(회장 심대식 목사), 온라인 크리스천 미디어 '만나24(대표 박노경)'와 함께 설치한 이태원 사고 사망자 워싱턴 합동 분향소에 한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조문 첫 날인 1일, 워싱턴 주미대사관 권세중 총영사, 이지호 참사관 등이 조문소를 찾았다. 권 총영사는 "현재까지 대사관의 분향소 설치 계획은 없으며 (중앙일보에 설치된) 조문소가 유일한 곳으로 감사 드린다"고 전했다. 권 총영사는 특히  “유족들의 슬픔을 다 헤아릴 수 없지만 위로의 말씀을 전해드리고 희생자들의 편안한 안식을 위해 기도하겠다"면서 "워싱턴 지역에서 대사관은 비상연락망을 항상 유지하고 있고, 사고 사건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통합노인연합회 우태창 회장은 "안타까운 참사로 목숨잃은 한국민들에게 조의를 표하고자 한걸음에 찾았다"면서 "워싱턴을 대표하는 한인회들이 외면하는 조문소 설치를 언론사 등이 선도적으로 해 줘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31일 워싱턴 교회협의회 회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심대식 목사는 첫 공식행보로 조문소를 찾았다. 심 회장은 “유족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부상자들이 속히 회복되기를 기도한다"며 "정부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이 좀 더 국민의 안전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위해 본보를 찾은 짐 마일스 공화당 연방하원의원 후보(11선거구) 부부도 조문에 동참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에 대해 큰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방 판사가 되기 전에 한국에 미 공군으로 1년간 주둔한 이력을 갖고 있는데, 그 때 이태원을 몇번 방문한 적이 있어 기억을 잘 하고 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이태원을 찾은 젊은이들이 이런 참사를 겪어 비통한 심정이다.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고 가족을 잃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회원들과 단체 조문을 온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미 동부지회 김인철 회장은 "눈물이 날 만큼 참담하다"면서 "선진국인 한국 수도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 믿겨지지 않고, 젊은이들의 죽음이 너무나도 안타깝다"고 비통해 했다. 이태하 전 6.25참전국가유공전우회장 역시 " 58년도에 이태원 258 미통신중대에서 근무했던 적이 있다"면서 "참 좋은 곳이었고, 눈부시게 발전했다고 들었는데 안타깝다"고 했다. 이 회장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는데 누가 그 가족들을 위로할 수 있겠는가. 앞으로라도 이런 일 없도록 빌 수밖에 없다"고 말을 흐렸다.   US워싱턴 한인회 신동영 회장은 “비통한 소식이 조국에서 들려와서 놀랬다"고 소감을 전했다. "미국 동포들께서도 이태원 참사 소식을 듣고 힘들어하고 있다. 가족을 잃은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이렇게 추모하러 왔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일반인 조문객인 서재진 씨는 "이번 이태원 사고 사망자 부모님들과 유가족들이 빠른 시간 내 치유되고 회복되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기도하길 바란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태원 사고 사망자 워싱턴 합동 분향소는 오는 4일까지 조문객들을 받는다. 2일부터 본격적인 일반인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세용 기자 [email protected]조문행렬 이태원 us워싱턴 한인회 이태원 참사 워싱턴 주미대사관

2022-11-01

"한국 세대차가 빚은 참사"

이태원 참사는 한국의 세대차가 빚은 비극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LA타임스는 서양 문화를 빠르게 받아들이는 신세대와 변화에 소극적인 구세대 사이의 인식 격차가 발생하면서 안이한 대응으로 이번 참사가 빚어졌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사고 당시 광화문에서 벌어진 정치 집회에 대응하느라 젊은 세대가 운집한 핼러윈 축제에 공권력을 충분히 배치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고령층이 사회 전반을 장악해 기득권을 유지하는 정치체제인 ‘제론토크라시’가 정부의 안이한 대응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인식의 차이로 인해 10만 명의 젊은이들이 모인 이태원보다는 6만 명이 모인 광화문 정치집회에 경찰력 투입을 더 중요시했다는 것이다.   경희대 이택광 교수는 “사전에 10만 명 이상이 이태원에 모일 것으로 예측했으면서 경비 병력을 200명밖에 배치하지 않았다”며 “이 200명도 사건·사고 대비가 아닌 마약 수사를 위한 인력이었다”고 지적했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 토르스텐 잉발센(28)은 ‘정부의 태만’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10년 넘게 핼러윈 축제가 열리고 10만명 이상이 몰린다”며 “현장에 구급차나 안전 요원이 없었는데 젊은 층의 축제인 핼러윈에 정부가 주의 태만을 한 것”이라고 LA타임스에 전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며 “서울 시내 곳곳에서 소요와 시위가 있어 경찰 및 경비 병력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와 구세대의 문화적, 세대 차이를 서로 이해하지 못하면 이번 사고처럼 공공의 안전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기득권인 현재 정치권이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문이다.   한국의 현재 정치권은 1950~60년대 생이 주류인 제론토크라시가 형성돼 있고 정부 정책이 청년보다는 노인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젊은 층에 핼러윈 데이가 전통 명절보다 중요하게 자리 잡고 점을 무시해서는 안 되고, 이런 축제를 비판하기보단 젊은 세대의 주류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을 인정하고 이에 맞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LA타임스는 지적했다.   이번 사고 사망자는 1명 늘어나 총 155명이 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4세 한국인 여성이 상태 악화로 31일 오후 9시쯤 사망했다고 밝혔다. 중상자는 30명, 경상자는 122명으로 부상자는 총 152명이다.   한편 숨진 미국인으로 확인된 앤 마리 기스케는 연방하원의원의 조카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하이오가 지역구인 브래드 웬스트럽 공화당 하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우리 가족은 조카딸인 앤 마리 기스케의 사망을 슬퍼하고 있다”며 “그는 신이 우리 가족에게 준 선물이었고, 우린 그를 무척 사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숨진 미국인은 기스케와 스티븐 블레시 등 2명이다. 블레시는 조지아주 케네소 주립대 소속 교환학생으로 한국에서 유학 중이었다.   김예진 기자세대차 한국 이태원 참사 핼러윈 축제 이번 참사

2022-10-31

시카고 한인사회도 이태원 참사에 충격•슬픔•애도

시카고를 비롯한 미국 동포사회는 지난 29일(한국시간) 할로윈을 앞두고 한국의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에 충격과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시카고 한인 사회는 고국에서 전해지는 뉴스는 물론이고, 미국 언론이 보도하는 실시간 뉴스를 지켜보면서 슬픔과 안타까움을 토해냈다.   사망자 다수가 20대 젊은이로 알려지면서 그 나이 무렵의 조카나 사촌을 둔 동포들은 한국에 연락을 취해 안부를 물었고, 일부는 연락이 되지 않자 불안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최은주 시카고 한인회장은 31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어이가 없는 사건이라 더욱 마음이 안타깝다. 20∼30대 젊은이들이 큰 사고를 당했다니 그 부모들의 심정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이번 사고를 교훈 삼아 철저한 계몽 시간을 가져 예방할 수 있는 조치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애선 여성회 임원도 “고인과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고국을 떠난 지 오래 돼 그런 행사가 있는지도 몰라 사고를 들었을 때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어떤 도움을 드리지 못하는 마음이 그저 송구스럽다”고 전했다.     이태영 목사도 “외국 명절 행사에 수 많은 청년들이 참사를 당했다는 소식에 더욱 가슴이 아리다. 인구 감소 현상이 있는 한국에서 소중한 젊은이들의 생명이 희생을 당해 더욱 마음이 안타깝다. 삼가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태원이 고향이라는 권 모씨(엘크그로브)는 “살던 곳에서 가까운 해밀턴 호텔 옆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많은 젊은이들이 예기치 못한 사고로 하늘나라로 갔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프고 무겁다”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참사로 20대 사촌 여동생이 숨진 것을 확인했다고 알린 한 미주 동포의 게시글에는 "마음이 너무 아프다. 젊은 나이에 숨지다니 너무 안타깝다"며 희생자의 명복을 기원하는 댓글이 쇄도했다.   미주 한인유권자단체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은 "조국 대한민국에서 참으로 슬프고 참담한 사고가 발생했다"며 철저한 사고 수습과 안전 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박우성 위원한인사회 시카고 시카고 한인사회 이태원 참사 충격 슬픔

2022-10-31

조지아 정치인들도 이태원 참사 위로

15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조지아 정치인들도 위로를 전했다.     존 오소프 상원의원은 지난 29일 영어와 한글로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성명에서 "알리샤(부인)와 저는 서울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이태원 압사 사고에 충격을 받고 깊이 슬퍼하고 있다"며 "조지아 주와 미 상원을 대표해 희생자의 가족, 사랑하는 조지아의 한인들, 그리고 대한민국 전체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라고 전했다.     샘 박 의원은 30일 성명을 통해 "현재 조지아 주의회에 재직 중인 유일한 한국인으로서 저는 절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이 비극적인 인명 손실에 대해 한국 국민들과 함께 애도합니다"라며 "한국계 미국인들과 조지아 국민들은 이 어려운 시기에 한국 국민들과 슬픔과 연대로 단결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30일 트위터를 통해 "조지아 전체가 애도를 표한다"며 "우리 가족들과 함께 한국 국민들에게 조의를 표하는 데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한 미국대사관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희생자 중 미국인 2명이 포함됐다. 이중 한 명이 조지아 케네소주립대에 재학 중인 스티븐 블레시(20)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한양대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31일 현재 서울광장에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되었으며,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사고 희생자 추모 공간 생겨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윤지아 기자조지아 정치인 조지아 정치인들 이태원 참사 조지아 국민들

20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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